2008. 12. 27. 10:32

3. 북유럽 여행기 - 셋, 넷, 다섯 째날, Vaxjo, 스톡홀름 (스웨덴)


코펜하겐에서 떠나 다음 여행지 벡쇼로 향했다.
덴마크에서 스웨덴으로의 기차표지만 코펜하겐 기차역에

구글맵
서 티켓팅이 가능하다.



이렇게 덴마크-코펜하겐과 스웨덴-말뫼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지만 나라 사이에 긴 다리가 놓여 있어 열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많이 길어 보이지만 사실상 기차로 몇 분 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Växjö
벡쇼라고 읽는지 뷁퀘라고 읽는지 모르겠지만,
A땡땡, O땡땡 모양은 노르웨이에서 볼 수 없었던 스웨덴 문자이다. (노르웨이는 A위에 땡하나였다)
스칸디나비안 반도의 언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작 노르웨이사람들 중 지역이 달라 방언이 심하면 서로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된다고 하니 같은 나라 사람 맞는지.. =_=

벡쇼는 대학동기 유진양이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는 도시였기 때문에 내가 잠시 묵을 수 있었다.
잠시가 정말 잠시.. 딱 하루만 있어서 돌아갈 때 무지 아쉬웠다.
원래 엄마를 딴 동네에서 우연히 만나면 반갑듯이.... 맨날 만나는 사람, 밖에서 만나니 더 반갑고 좋았다.


벡쇼는 유리의 도시라고 한다. 음.. 이유는 모르겠고(조사X), 여튼 스웨덴이 유리 공예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럼 벡쇼동네가 유리공예의 본 고장?
 
나는 관광책자에서 벡쇼라는 조그만한 도시가 실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했다 (벡쇼주민여러분미안)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유리 박물관이라도 가야지! 학생할인으로 티켓을 산 후, 평소에 유리공예에 관심이 별로 없던 우리 셋은 즐거이.. 박물관을 관람했다.








오른쪽 사진은, 벡쇼 시내 거리.
트론하임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우리 동네와 비슷해서 그런지 이 도시가 참 편했었다.
지금은 런던에 있은지 좀 됐고, 여러 도시를 여행한 후라 그런가? 사진을 보니 참.. 조용하고 평안하고 시골틱한 느낌이다. 코펜하게너들이 트론하임을 시골이라 놀렸을 때 격분하곤 했는데-_-ㅋ 이제 생각해보니 시골맞다





요거 ㅠㅠ
정말 완소사진이다.
유진이랑 만나고 얘기하고 논다고, 그리고 하루밖에 안 있어서 사진을 거의 찍질 않았다. 흑

사진 속 아름다운 유리공예에 주목하지 말고 거울 속 유진이를 주목하도록 하자








유리 박물관
내가 설경구김태희 주연의 싸움이라는 영화에서 유리 제작 과정을 처음 봤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고 예뻐보여서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유리박물관에 들렸지만, 여기는 그런 것들을 다루는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유리공예 전시관 같은 곳이었다.
유리공예가 많이 생소하지만 그 영화에서 김태희가 만들었던 작품(결국불어타버린)은 아! 이런 것이 유리 공예구나, 아름답다.. 이래서 저런걸 만들구나 하는 감동을 바로 전달해준다. 박물관 보다 영화 속 작품이 더 예뻤다고나 할까..


유리박물관 관람 후 유진이가 다니는 Vaxjo 대학을 탐방하러 길을 나섰다.
덴마크에서 혹독한 추위와ㅠ 강한 비바람을 맞이하고 온 우리는 벡퀘(여러분 벡쇼아니고 벡퀘!!!ㅋ)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날씨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크고 잔잔한 호수와,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기분 좋은 산책로까지!!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루였다. 사진 너무 이쁘지 :) !!!!!!!!!!!!!

트론하임에 아름다운 강을 빼놓을 수 없다면 이 곳은 호수였다. 여름엔 이 호수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깊으려나..
햇빛 짠~하게 비치는 날에 책하나 들고와 호수 주변 벤치에 앉아 음악감상하다 낮잠 한숨 자면 정말 최고일듯 ㅠㅠ






짜잔 여기가 Vaxjo University 입니다.




특히 도서관은 정말 매일 가고싶게끔 깔끔하고, 책상도 많고, 컴퓨터 많고, 작은 토론실도 많고, 디자인도 참 잘 되어있다.
내 방이 깨끗하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_- 왠지 한국에 있는 도서관 열람실을 생각하니 가슴이 턱 막혀왔다ㅠㅠ

우리나라 포항공대 도서관이 그렇게 멋있다는데!! 한번 꼭 구경하서 그 곳 학생인척 책 하나 읽고 와야지 :) ㅋㅋ 왠지 환경좋은 곳에서 공부를 하면 기분좋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Vaxjo 도서관에 학생들이 참 많았다. (아 셤기간이었던가)







대학구경을 마치고
장을 보며 노르웨이 물가와도 비교해 보고
오래 걸었더니 좀 지쳐 버스도 타보고
유진이네 집으로 고고 ~
스웨덴 냉동 라자냐를 사서 먹었는데 그 라자냐 맛을 잊을 수 없어 노르웨이에 돌아와 몇 번 사먹었던 것 같다.
맛있다. 이젠 해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가서 해줄께잉 ㅋㅋ

바로 다음 날 새벽, 스톡홀름으로 올라가는 기차표를 끊어 일찍부터 유진이 집을 떠나야 했다.
정말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무거운 짐을 이끌고 눈밭을 헤쳐 나가려니
그냥 스톡홀름 가지 말까 하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찼다.

더더군다나 새벽6시 반 쯤 출발하는 기차가 연착되서 4-5시간은 기다려야 된다고 하니
아놔 이거 뭐야 -_-.......................... 나랑 지수는 벡퀘역에서 ㅈㅈ
배도고프고 짜증나고 춥고 앉을 자리는 없고.. 흑
그러던 중 다행히 입석으로 가는 대신 다음 기차를 타도 된다고 해서 2시간 정도 기다린 후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근데 기차에 자리도 없고, 졸린데 몇 시간동안 서서 갈 수가 없어 결국 바닥에 앉아 스톡홀름까지 갔다.

이상한건 우리뿐 아니라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두 연착된 상황이었는데 하나도 당황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있는 상황..
우리야 여행하는 사람이니까 상관없지만(그래도 짜증ㅠ)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는 사람은 어찌해야하는지;;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없어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로 여유로운 사람인가보다, 화내지 않는 사람들인가보다하고
우리도 조용히 스톡홀름까지 가야했다.

하지만 왠지 꺼림직해 스톡홀름에 내려 고객서비스센터네가서 우리상황을 얘기하며 웃으면서.. 컴플레인을 했더니 보상이 있더라는 것.. 그럼 그렇지, 아마도 기차에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다 안내방송을 했었던 모양이다.
결국 우리는 50 SEK짜리 쿠폰 4장(총 4만)을 받았다 :)
스톡홀름에 있는 이틀동안 식비가 전혀 안들어서 좋긴 좋았다.
게다가 평소에 비싸서 안 사먹던 고가의 럭셔리 햄버거도 먹어보고, 6끼를 정말 풍족히 먹었던 것 같다.

외국에서 비행기 혹은 기차가 연착될 경우 꼭 고객서비스센터를 가보자 ! (천재지변 때문에 연착된 경우 제외)
지난 번에는 비행기가 한번 연착되었었는데 그 때도 식당 쿠폰 4만원치를 받은 적이 있다.
연착 되었다고 속상해 하지 말고 지시사항을 잘 따라 그냥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보상받을 것은 받으면 된다.



그나저나 스톡홀름 !!!
너무 좋았다.
북유럽 여행 기회가 된다면 꼭 추천하고픈 도시다. 스톡홀름의 느낌을 설명하자면..
'우아한 도시'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도시에서 정말로 우아함이 느껴졌다.

경치도 참 아름답고, 도시 골목골목 길도 예뻤고, 건물도 이쁘고, 강가도 아름답고, 사람들도 예쁘고.. 아!! 그리고 이 도시 사람들이 참 친절했다 :)

여튼 스톡홀름은 꼭 추천해주고픈 도시





감라스탄 지구에

아하 감라스탄 지구를 말하기 전에 스톡홀름 지형에 대해 설명하자면, 스톡홀름 도시는 크게 세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중심부가 위 쪽 이고, 가운데 섬이 감라스탄 지구, 아래쪽은 이름은 모르겠다. 그리고 또 광광지로 유명한 감라스탄 동쪽에 유르고덴 지구라는 곳이 있다. 나는 아래쪽 동네에 유스호스텔을 잡았고, 위쪽 섬 중심부에 볼거리가 많고, 감라스탄지구는 전통적인 구시가지로 작은 섬이다. 유르고덴은 안 갔당

여튼, 감라스탄 지구에 노벨상박물관이 있는데 알고보니 이 박물관을 삼성과 기아인지 현대와 기아가 스폰서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
정말 반가반가웠다. 그래서인지 박물관 설명에 한국말도 있었다. 이런 감격이 ㅠㅠ 유럽에서 여행을 해보면 알겠지만 어느 박물관, 갤러리든 한국말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다.
정말 반가운 마음에 박물관 관람을 할까 했는데 입장료가 비싸 다음을 기약했다 ㅠ








나와 지수는 중심가도 아닌, 감라스탄 지구도 아닌 아래쪽 섬 동네에서 지냈기 때문에 주로 그곳에 있었는데 이 곳도 정말 좋았다는 ! 특히 특이한 가게가 많아 완소아이템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쇼핑하기에 좋고, 까페, 펍 등도 많아 편히 밤거리를 즐기기에도 좋았다.

그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가는 곳곳마다 LG 로고가 크게 새겨진 포스터가 사방에 붙어있었다. 뭘까하고 궁금해 하다가 알고보니
LG에서 후원하는 세계 스노우보드 점프 대회(?) 같은 것이었다!!! 와우 우리는 LG 로고를 보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스노우보드 점핑도 보고싶어서 당장 고고 !!!

와우 어찌나 멋있던지!! 스노우보드 점프하는 것은 처음 봤는데 아찔하고 !! 커피도 공짜로 마시고, 훈훈한 보더님들도 보고 캬캬





이 곳이 내가 묶었던 곳인데 하루에 195 SEK로 내가 알아본바에 따르면.. 스톡홀름에서 가장싼 유스호스텔이다!! (싸이트ㄱㄱ)
배를 변형해서 유스호스텔과 식당, 펍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진짜 물에 떠 있어서 잠잘 때 물결 출렁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배멀미는 나지 않아요

왼쪽 사진이 방인데 방이 무쟈게 조그만하고, 침대도 작고, 방음이 전혀 안되지만 나는 가격대비 상당히 만족했다. 장기간 여행은 싼게 최고야 ㅠㅠ

특히나 배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굿굿
나는 스톡홀름이 너무 좋아. 아름답고 예쁘다. 우아하고 기품이 있다. 왠지 이런 느낌들이 든다..
유스호스텔에서 from 러시아 친구를 만나 아침을 함께 한 후 같이 스톡홀름을 돌았다. 무지 귀엽게 생기고 이뻤다.
근데 아침에 베이컨을 먹는데 생거로 먹으면서 우리도 먹어보라고 자꾸만 권해서.. ^^;;;;; 웃으며 받아먹었지만.. 이거 뭐 육회먹는 맛도 아니고 ㅈㅈ




유스호스텔 앞에서

우리가 묵었던 유스호스텔 앞에서 찰칵
우리가 떠나는 날 눈이 내렸다. 트론하임에도 눈이, 벡퀘에도 눈이, 그리고 스톡홀름 마지막 날에도 눈이 내렸다.
지금 런던은 춥고 바람 쌩썡인데 눈이 안온다!!!!!!!!!!!! ;-< 좋지 않아

여튼.. 아름다웠다 :)
적당한 날씨로 실컷 재밌게 여행하고 난 후 눈이 내려서 스톡홀름에게 더욱 고마웠다.
눈 내린 스톡홀름은 정말 환상적이었지만, 눈 올 때 여행하는 것은 비추입니다.

스톡홀름에서 배터리 없는 지수 카메라, 고장난 내 카메라 때문에 많은 것을 담지는 못했다. 아쉽
왠지 꼭 한번 다시 가볼 것만 같은 도시이다. 예뻐예뻐 :)